1. '코로나 항체' 발견?
오늘 (3/4일 자) 하루 종일 N 포털사이트 실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단어는 '코로나 항체'이다 [1]. 이를 클릭해보면 나오는 얘기들은 사스, 메르스 항체에서 코로나19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찾았고 백신 개발의 기대가 커졌다는 기사 내용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2].
흔히 '항체'는 비전공자가 듣더라도 치료의 이미지가 쉽게 떠오르는 단어다보니 '코로나 항체'란 단어는 COVID-19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현 상황에서 매우 희망적인 단어로 다가왔을 것이다. 특히나 해당 연구가 국내 연구그룹인 한국화학연구원 CEVI 융합연구단 (Center for Convergent Research of Emerging Virus Infection)가 진행한 연구였기에 더욱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 [3]. 이에 과연 '코로나 항체'를 찾았다고 보도된 해당 연구가 어떤 내용인지 bioRxiv에 게재된 원문을 보고 내용을 파악하여 공부해보고자 한다.
(기사들의 내용에서는 CEVI 융합연구단의 주요 업적으로, '코로나 항체'라는 검색키워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연구 내용과 함께 COVID-19 진단 키트들의 비교를 한 연구 [4]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다. 아무쪼록 보다 정확하고 편리하며 신속한 COVID-19 진단키트의 best-in-class를 찾길 바란다.)
오늘 (3/4일 자) 하루 종일... 실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단어는 '코로나 항체'이다... 사스, 메르스 항체에서 코로나19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찾았고 백신 개발의 기대가 커졌다는 기사 내용...
과연 '코로나 항체'를 찾았다고 보도된 해당 연구가 어떤 내용인지 bioRxiv에 게재된 원문을 보고 내용을 파악하여 공부...
2. 해당 논문의 내용 분석
해당 논문은 2월 27일 bioRxiv에 공개된 논문 [5]으로, COVID-19의 원인 병원체인 SARS-CoV-2의 (S) protein의 RBD 구조를 예측한 뒤, 기존 SARS-CoV, MERS-CoV에 효과가 있다고 개발된 중화 항체 (Neutralizing antibody; 이하 NAb)*들이 SARS-CoV-2의 RBD*에 붙어서 중화항체로써 작용할 수 있을지(=COVID-19의 치료용 항체 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있을지) 그리고 그 affinity는 어떠한지를 antibody-antigen docking approach (Rosetta SnugDock 이용)를 통해 '예측'한 논문이다. (논문제목 : Spike protein binding prediction with neutralizing antibodies of SARS-CoV-2)
그렇다면 과연 이 '예측'이 항체를 '발견'했다라는 기사의 제목과 얼마나 적합한 내용인지 검증해보기 위해 본문 내 데이터에 대해 살펴보자.
* '코로나 항체' 논문의 데이터 요약
(1) SARS-CoV-2 (COVID-19 원인 병원체)의 S protein의 아미노산 서열 특성 파악
[타 코로나바이러스와의 계통수 분석 (phylogenetic analysis), sequence alignment를 통한 아미노산 서열 유사도 (0.0~1.0) 및 conservation score]
→ SARS-CoV-2의 S protein이 타 코로나 바이러스와 가지는 공통점 및 차이점을 확인하였고, 그 중 가장 중요한 발견으로 RBD 영역에서 2개의 독자적인 insertion sequence를 가진다는 것 확인 (그림 1). / Sequence 내 숙주 세포에 달라붙을 수 있는 부분이 존재 (ACE2와 interacting하는 445? 455?, 486 residue)
→ 단언할 수는 없으나, 해당 부분이 인간에 대한 발병력을 가지게 된 것과 연관이 있을 수 있음
(2) 개발되어있던 SARS-CoV와 MERS-CoV NAb들의 SARS-CoV-2에 대한 cross-reactivity 확인
[Epitope mapping 및 sequence alignment를 통한 SARS-CoV-2, SARS-CoV, MERS-CoV의 RBD, RBM(receptor binding motif)* 비교, SARS-CoV-2 S protein과 NAb들의 interaction 확인 및 binding region visualization by superimposition]
→ 기존 MERS, SARS에 대한 NAb들이 각각 해당 바이러스의 binding residue가 어딘지 확인
→ RBD sequence alignment를 통해 SARS NAb가 SARS-CoV-2에 대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예상 (그림 2).
→ SARS-CoV-2 S protein의 cryo EM 구조를 이용해 NAb들의 binding site를 superimposition (이미지 중첩)하여 표현 (그림 3).
(3) NAb와 RBD protein 간의 interaction 비교
[Antibody-antigen docking simulation 이용]
→ 다양한 SARS, MERS NAb 종류들을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상위 3개의 후보 NAb를 선정할 수 있었음 (그림 4). (F26G19, D12는 각각 본래 target인 SARS-CoV, MERS-CoV와 더 강한 affinity를 보이긴 하지만, SARS-CoV-2에 대해 상위 2, 3위라 후보물질로 포함 및 기사 등에 홍보)
→ SARS NAb 종류 중 하나인 CR3022는 심지어 본래 target보다 SARS-CoV-2에 더 강한 binding affinity를 보이는 것 확인했는데 이는 타 레퍼런스 실험 결과[6]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임 (그림 4, 5).
정리해보면, SARS-CoV-2의 S protein 내 RBD가 타 코로나 바이러스인 SARS-CoV, MERS-CoV 등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밝혔고, 이를 바탕으로 SARS, MERS NAb들에 대한 cross-reactivity를 예측하여 최종적으로 CR3022와 같은 유망한 후보 물질을 선별해낸 내용인 것이다.
* RBD (receptor binding domain): 바이러스가 숙주의 세포에 달라붙을 때 이용되는 부분
* epitope (항원결정기):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분자 혹은 특정 항체와 결합하는 부분 (여기서는 후자의 개념이 더 적합) / epitope mapping이란, 항체가 결합하는 부위를 확인하는 작업을 말함
* 중화 항체 (neutralizing antibody):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결합하여 감염성을 중화하여 숙주를 보호하는 항체
해당 논문은 2월 27일 bioRxiv에 공개된 논문으로... SARS-CoV-2의 S protein 내 RBD가 타 코로나 바이러스인 SARS-CoV, MERS-CoV 등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밝혔고, 이를 바탕으로 SARS, MERS NAb들에 대한 cross-reactivity를 예측하여 최종적으로 CR3022와 같은 유망한 후보 물질을 선별해낸 내용인 것이다...
3. 해당 연구에 대한 정리 및 전망, 개인적 생각
연구 내용에 대한 정리에 앞서 '코로나 항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일반 시민들이 '항체'라는 단어에서 치료에 대한 이미지를 강하게 떠올린다고 가정했을 때, '코로나 항체'의 발견은
그 작용 기전이 어찌됐든 SARS-CoV-2를 무력화시켜 COVID-19의 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는 엄청난 발견으로 시민들에게 각인될 것이다.
한편, 실제 위 연구의 성과들에 대해서 정리해보자. 결국, SARS-CoV-2에 대한 중화항체로써 작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 후보물질 CR3022를 스크리닝해낸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말하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임상승인을 받은 몇몇 백신 혹은 치료제 후보군들과 다를바 없다. (심지어 CR3022는 아직 임상승인까지 가지도 않았다.) 그런 숱한 백신 파이프라인들 중에서 실제 판매허가로 이어지는 비율은 질병의 종류를 막론하고 매우 작다는 것은 이미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현재 알려진 대로 있다가 COVID-19의 팬데믹과 국내 추가 슈퍼전파 사례가 등장하기라도 한다면, CR3022와 그 연구진에게 쏠리는 사회적 관심과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아마 이미 관련 연구에 돌입하긴했겠지만) 앞으로 남은 실제 SARS-CoV-2에 대한 CR3022의 binding affinity 측정, 임상 승인을 위한 전임상 과정, 임상을 통한 안전성, 유효성 테스트 등 할 일이 많은데 부디 신속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길 기대한다. (*3월 5일 오전10시 추가사항 - 예상했던대로 국내 항체기반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앱클론(주)와 항체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전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8]. 어제 '코로나 항체'라는 검색어에 이어 이를 공동개발할 회사인 앱클론(주)가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을 하기 시작하고 주가 역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번 CR3022를 실제 항체로 생산하는 작업이 활발히 수행중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다시 '코로나 항체'라는 표현으로 돌아가보면, 언론에서 사용하는 '코로나 항체'를 '발견'해냈다는 표현은 유효성 미입증, 신규하지 않은 소재 등의 특성으로 인해 분명 오해의 소지가 다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COVID-19에 대해 가능성이 있는 치료용 항체의 후보물질을 '제시'했다 정도가 적당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평소 과장되지 않고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이번과 같이 인류에 큰 영향을 주는 사건일수록 더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연구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CR3022 등의 SARS-CoV-2의 RBD에 binding할 수 있는 NAb발견이 가지는 의미와 그로 인한 앞으로의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은) 전망을 제시하여, 현재의 상황을 오해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하는 것이 연구진들의 노력이 자칫 폄하, 왜곡되는 일을 막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추가적으로 말하고 싶은점
- 해당 논문은 아직 다른 과학자들로부터 peer-review를 받지 않은 preprint상태이기 때문에 실제 antibody-antigen docking simulation 등에서의 그 결과값에 대한 타 연구진들과 discussion이 남은 상태이다.
- 일전에 X-ray, cryo-EM 등을 이용한 protein의 3D 모델링이 항체 선발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언급한 바 있다 [7]. 이번 연구는 SARS-CoV-2의 cryo-EM structure를 매우 유용하게 쓴 대표적 예시이다.
- 기존에 SARS-CoV와 MERS-CoV의 중화항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기에, 이번과 같이 새로운 질병에 대한 중화항체 스크리닝이 가능하였다. 이는 평소 관련 연구의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 덧붙혀서, 이 글을 읽을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당 연구진들이 매우 신속하게 논문 결과를 공유해주기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격려를 보내고 싶다. 다만, preprint 버전이라 곳곳에 오타 등이 발견되는데, 특히나 abstract에서 'F26G10 and D12 mouse antibodies could bind to SARS-CoV S protein~'의 부분은 SARS-CoV-2 S protein으로 써야하는게 적합해보이고 '-2'를 붙히느냐 아니냐는 관련 전공자는 오타로 생각하고 넘겨짚어 읽겠지만 핵심 키워드이기 때문에 전체 논문 내용의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이를 비롯한 manuscript 내 오탈자, 그림 순서 오류 등을 수정하여 좋은 내용의 연구가 평가절하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코로나 항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만약 현재 알려진 대로 있다가 COVID-19의 팬데믹과 국내 추가 슈퍼전파 사례가 등장하기라도 한다면, CR3022와 그 연구진에게 쏠리는 사회적 관심과 부담감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
SARS-CoV-2에 대한 중화항체로써 작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는 후보물질 CR3022를 스크리닝해낸 것이 주요 골자이다. 이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말하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임상승인을 받은 몇몇 백신 혹은 치료제 후보군들과 다를바 없다. (심지어 CR3022는 아직 임상승인까지 가지도 않았다.) ...
언론에서 사용하는 '코로나 항체'를 '발견'해냈다는 표현은 유효성 미입증, 신규하지 않은 소재 등의 특성으로 인해 분명 오해의 소지가 다분할 수 있다...
COVID-19에 대해 가능성이 있는 치료용 항체의 후보물질을 '제시'했다 정도가 적당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
현재의 상황을 오해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게하는 것이 연구진들의 노력이 자칫 폄하, 왜곡되는 일을 막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References
[1] https://datalab.naver.com/keyword/realtimeList.naver?age=all&datetime=2020-03-04T21%3A10%3A00&where=main
[2] https://www.yna.co.kr/view/AKR20200304062400063?input=1195m
[3]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4/2020030401298.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4] Jung, Yu Jin, et al. "Comparative analysis of primer-probe sets for the laboratory confirmation of SARS-CoV-2." bioRxiv (2020).
[5] Park, Tamina, et al. "Spike protein binding prediction with neutralizing antibodies of SARS-CoV-2." bioRxiv (2020).
[6] Tian, Xiaolong, et al. "Potent binding of 2019 novel coronavirus spike protein by a SARS coronavirus-specific human monoclonal antibody." Emerging Microbes & Infections 9.1 (2020): 382-385.
[7] https://komok.tistory.com/11
[8] http://www.abclon.com/board_skin/board_view.asp?idx=287&bbs_cod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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